크래프톤 정글 1기 수료 후 개발자 취업까지: 2023년 회고록
2023년 3월 크래프톤 정글 1기를 수료하고 거의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수료 후 취업 준비, 회사 적응 등의 핑계로 미루고 미뤄웠던 정글 후기와 2023년의 회고를 늦게나마 작성한다.
2023년 회고
2022년 10월, 크래프톤 정글 합격 소식을 듣자마자 망설임 없이 인생의 2번째 퇴사를 결심했다.
총 2년 6개월 동안 두 회사에서 네트워크 정보보안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수 맣은 관계사 담당자, 시스템 담당자분들과 함께 일을 할 기회가 있었고 어떤 식으로 “협업“을 하는지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만 이 시간을 통해 나는 관리자 혹은 매니저 보다 엔지니어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회사를 다니며 개발자로 직무 전환을 해 도전하였지만 안정적인 월급과 잦은 회식, 야근이 있었고 이를 핑계로 준비는 진전이 없었고, 그 사이 취업 경쟁자들의 실력은 높아져만 갔다.
이런 상황에서 정글 지원은 배수의 진이였고 합격 소식은 제대로 된 개발자 도전의 시작점이었다.
정글에서는
입소 전
금요일 퇴사 후 바로 그 다음주 월요일에 서울대 시흥 캠퍼스 기숙사에 입소하였다. 정글 입소 당일부터 2박3일 미니 팀 프로젝트를 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팀원들에게 민폐가 되지 않도록 입소 시험을 복기하며 주말을 보냈다.
입소 후
입소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어느 날, 동기 형들과 함께 선선한 가을 공기를 느끼며 “5개월이 진짜 지나가긴 할까?“라는 이야기를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에는 커리큘럼을 따라가기 바뻐 아둥바둥 하루를 보냈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정글에서 5개월이라는 시간은 너무 빠르게 지나갔고, 심지어 짧다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5개월 동안 같이 지낸 동기들은 모두 각자의 개성과 무기가 있었다. 나는 컴퓨터 공학이 전공이고, 정보보안 업무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 개발을 접하는 동기들보다 그나마 정글 커리큘럼에 적응을 빨리할 수 있었다.적응의 속도와 성장의 속도는 비례하지 않았다. 다들 자신만의 무기로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개발자로서 딱히 뛰어난 사람이 아니구나 라는 감정을 많이 느꼈다.
그래도 5개월 간 동기들과 나의 모습을 비교하면서 나만의 무기라고 생각이 들었던 부분은 배운 것을 기록하는 습관과 뭐든 배우려고 하는 마인드 였다.
정글에서 학습을 어떻게 했는지는 회고와 같이 쓰면 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따로 남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취업
어? 개발자 취업 빡센데?
크래프톤 정글과 비슷한 카이스트 정글 수료 후기를 통해 흔히 말하는 이름있고 좋은 회사에 취업하신 분들이 꽤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 크래프톤이 주관하는 정글 과정의 1기이기도 하고, 협력사도 많으니까 어떻게든 취업이 바로 되지 않을까? 라고 오만한 생각을 했었다. 현재 취업 시장이 힘든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니까 거두절미하겠다. 나의 경우 컴퓨터 공학 전공자 + 관련 직종 업무 경험은 면접관의 높은 기대와 판단 기준이 되었고, 나는 그 기대를 만족하게 하는 실력이 아니었다.
수료 후 취업 준비 기간은 약 6개월로 23년 3월 수료 후 23년 9월 중순에 JAVA, Vue 언어를 사용하는 스타트업에서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하게 되었다.
간단하게 이 시간동안 무엇을 했는지 소개를 하자면 개인 프로젝트 1개, CS, 알고리즘, 면접 준비, 해커톤 참여, 블로그 정도이다. 면접이 잡혀있다면 당연히 면접에 집중하고, 코테가 주말에 있다면 코테 공부를 더 집중적으로 하였다. 보통은 코딩테스트에 2~3시간, 개인 프로젝트 4~6시간, 나머지 시간을 당장 필요한 보완점 보충하는 데 시간을 보냈다.
서류는 약 150건 정도 지원을 하였다. 한 협력사의 최종 면접 중 대표님 앞에서 라이브 코테를 바보처럼 말아 먹은 적도 있고, 또 다른 면접에서는 “친구가 많으세요?”라는 무슨 의도인지 전혀 파악이 안 되는 질문을 듣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하였다.
좋은 소식은 블록체인(스타트업), 골프(중소기업) 회사에서 합격 소식이 있었고, 고심 끝에 스타트업을 선택하였으나 연봉 협상 과정에서 너무 큰 금액을 깎아 입사를 포기하였다. 이것이 분노의 서류 지원 계기가 되었고 한 주에 면접을 4번 보게 되는 타이트한 일정이 잡히게 되었다.
면접은 내 약점이라 생각하지만, 계속 하다보면 나아지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 앞의 2번의 면접을 시원하게 말아먹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여 3번째 면접을 철저히 준비하였다. 다행히 나의 커리어 전환을 좋게 생각해주셨고 나도 그 날 이상하게 말이 잘 나왔다. 결과적으로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운이 좋게 자바 개발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스타트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취업은 운이다” 라는 말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취업 스터디
취업 스터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백엔드 취업 스터디, 윕 개발 취준생 포트폴리오 스터디, 취준 컴퍼니 등 다양한 스터디에 참여하여 취업 정보를 얻고, 동기부여를 받고, 멘탈 케어를 했다.
취업이 길어지는 이유는 내가 못 해서일 수도 있지만, 진짜 취업 시장이 좋지 않고 대진 운이 좋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백엔드 취업 스터디는 스터디원 모두 “이 사람이 왜 취업이 안 돼?”라는 능력자들이었고, 거의 반년동안 서로에게 의지하고 동기부여를 받았다. 결국 현재까지 4명 중 3명이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시작하였다.
취업 스터디를 구하는 작은 팁은 SOUP 라는 사이트에서 OKKY나 인프런 등 여러 사이트에서 올리는 스터디 모집 글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나는 이곳을 통해 개발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스터디를 계속 찾고 있고 현재는 주 1회 블로그 공유 스터디에 참여 중이다.
그래도 마음이 불안할 때면 운동을 했다. 운동할 시간도 사치다 싶으면 자전거로 배민 커넥터를 두 시간 정도 달렸다. 밥값도 벌고 스트레스도 풀려 나에겐 이 방법이 꽤 괜찮았었다.
회사
우선 젊다. 전 직장은 사수와 20살 차이가 났는데 여기서는 개발자 중에서 내가 제일 나이가 많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겪고 나니 나는 스타트업이 더 잘 맞는 것 같다는 판단이 선다.
좋은점은 결제와 보고서 작성 위주의 업무가 깨끗한 코드와 설계를 고민하는 것으로 바뀌어 만족스럽고, 퇴근 후 업무 메신저가 없어 공/사가 확실히 분리되어 정신적으로 건강해졌다.
동료분들은 자신의 업무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고, 개발자로서 성장하려고 하는 모습이 너무나도 눈에 잘 보인다. 정글에서 5개월간 합숙하며 나도 나름 허슬러다 라고 생각했지만, 이 회사에서는 내가 게으른 편인 것 같다.
그리고 이 회사를 다니면서 왜 다들 좋은 동료가 있는 회사를 가고 싶어하는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나는 제대로 이해가 안 되면 개발을 시작하지 못하는 편이여서 모든 것을 이해할 때 까지 이것저것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인데, 언제 어떤것이든 물어봐도 친절히 알려주시는 좋은 개발자분들이 많다. 요즘은 동료분들의 업무 집중을 위해 질문을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더 좋은 서비스라는 목표를 위해 같이 고민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가 있다는 것은 심적 안정에 도움이 많이 된다.
단점은 일이 많아 하루 일과의 끝맺음을 팍 끊기 어려워 근무 시간이 길다. 그러나 “이게 다 내 실력을 향상하는 것이다!”라고 생각하니 딱히 그렇게 힘들진 않다.
입사한지 벌써 6개월 차인데, 조금 더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어떤 것을 해야 할지 항상 고민 중이다.
2024년 목표
개발 문서
회사에서 내 담당 프로젝트는 외부 협력사와 함께 개발하는 일이다. 프로젝트 처음에는 개발 프로세스가 온전히 파악이 안되어, 내가 이해한 것을 협력사 분들께 전달할 때 다른 의미로 이해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런 미스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줄이고 나의 개발 진행, 테스트 시나리오 절차를 공유하고자 개발 문서를 작성하였다.
이 과정에서 CTO님께 테스트 시나리오 문서를 잘 작성했다라는 칭찬을 받게 되었다. 정글 안에서 생각한 나의 장점도 문서화이고, 이번엔 CTO님께서 문서화로 칭찬을 들으니 개발 문서화를 나의 무기로 삼아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였다.
아무래도 스타트업이다 보니 사내 개발 문서화가 그렇게 체계적이진 않다. 그래서 개발 문서화에 대해서 공부하고 적용하여 뭔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라고 생각이 들었고 이 주제로 3월 사내 세미나 발표를 할 예정이다.
세미나 발표 후에도 계속 개발 문서화의 체계를 만들어 어떤 변화가 있을지 비교해보는 것이 올해 나의 첫 목표이다.
독서
롤모델로 삼은 회사 동료분은 매일 잠들기 전 30분 독서하는 습관이 있고, 올해 목표를 “나이만큼 책을 읽기”로 삼으셨다.
좋은 건 따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매일 30분 이상 책을 읽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벌써 매일 30분 독서를 한지 2주가 지났고 책 한 권을 독파하였다. 아래는 루틴 기록 앱인데 매일 초록 불을 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인강
이 목표도 롤모델인 동료분께서 퇴근 후 김영한 님 자바 강의를 수강하고 실무 코드에 적용하며 실력을 향상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세운 것이다.
아직 수강하지 않은 김영한 님 자바 관련 강의와 관심있는 테스트 코드 강의 수강을 모두 마치고, 실무에 적용해보며 개발 실력 향상을 시도 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JPA도 공부하여 사이드 프로젝트에 꼭 활용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