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상반기 개발자 회고
벌써 2025년이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 상반기를 돌아보며 어떤 경험을 통해 성장했었는지, 잘하고 있는 점은 무엇인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회고 해보려 한다.
토스 러너스하이 서버 1기: 시야를 넓힌 3개월
1월부터 3월까지 러너스하이에 참여했다. 토스의 실제 업무 성과 지표를 멘토링받고, 이를 사내 업무에 적용해보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 과정에서 아래 세 가지를 배웠다.
첫째, 선택에는 ‘왜’라는 근거가 중요하다는 점이다. 가장 큰 깨달음은 이전까지 내 선택에 충분한 자료조사와 근거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멘토링에서는 ‘어떻게 구현했는지’보다 ‘왜 그 기술을 선택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다. 또한 모든 선택에는 ‘이 선택이 비즈니스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주는가?’, 즉 ROI(투자 대비 수익)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셨다.
둘째, 대규모 트래픽을 미리 고려하는 시야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러너스하이는 내 개발 시야를 넓혀주었다. 그동안은 요구사항에만 집중하고 개발했었는데, 러너스하이 과정을 통해 ‘미래에 발생할 대규모 트래픽에는 어떻게 대응할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게 되었다. 이 고민은 자연스럽게 인덱스, 캐시, 동시성 제어를 위한 낙관적 락(Optimistic Lock)과 같은 기술들을 ‘왜, 언제,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미리 고민해보는 값진 시간으로 이어졌다. 당장 필요하지 않더라도 미래의 서비스 안정성을 고민했다는 것 자체가 큰 성장으로 다가왔다.
셋째, ‘아는 것’과 ‘설명하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토스 개발자분들과의 면접은 내 부족함을 마주하게 된 시간이었다. 분명 한 달 동안 열심히 조사하고 개발한 내용인데, 막상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니 머릿속이 뒤죽박죽이 되고 혀가 꼬였다. 스스로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라고 느낀 순간이었지만, 동시에 앞으로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명확히 알게 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업무에서의 성장: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다
먼저 간헐적으로 끊기던 원격진료 서비스의 안정성을 높였다.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로그를 세밀하게 남기고, 인터넷 연결이 바뀌거나 불안정하게 종료되어도 서비스가 끊김 없이 다시 연결되도록 안정성을 강화했다. 또한 연결이 끊켜도 다시 원격진료를 볼 수 있도록 사용자 편의성도 추가하였다. 이후 약 2달간 원격진료 끊김 현상에 대한 리포팅이 0건으로,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다음으로 Redis 관련 설정을 모듈화하여 다른 모듈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Redis를 캐시로 사용하는 경우엔 서킷 브레이커로 감싸 Redis 연결이 불안정할 경우 데이터베이스로 빠르게 전환하여 조회될 수 있도록 안정성을 높였다.
최근에는 병원 의사와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여러 요일을 한 번에 변경할 수 있게 개선하여 업무 효율성 또한 크게 높였다. 앞으로는 병원의 통계 도메인을 새로 담당하게 되어 구조나 성능 등 여러 가지를 해볼 예정이다.
학습과 성장의 기록: 깊이 있는 기술 학습과 새로운 영어 학습
업무에서의 성장과 더불어 개인 학습 시간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기술 학습의 깊이를 더하다
데이터베이스 관련해서는 김영한님의 DB2 강의를 통해 스프링 트랜잭션에 대해 학습했다. 트랜잭션 이해도가 높아졌고, 배치 작업 중 트랜잭션에 참여한 물리 트랜잭션이 롤백되는 케이스의 동작 원리도 배울 수 있었다.
현재는 Java 고급편을 학습하고 있다. 스레드에 대해 학습을 시작했고, 이후엔 스레드 풀과 I/O, 네트워크, 람다, 스트림에 대해 학습하여 기본기를 향상시킬 계획이다.
사내 AI 스터디에도 참여하고 있다. 주 1회 점심시간에 각자 어떤 식으로 AI를 활용했는지를 발표하는 시간인데, AI 툴 현황, 토큰 절약, 프롬프트 활용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학습하게 된다. 요즘은 AI를 잘 활용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능력이라는 것을 깨닫고 있다.
새로운 영어 학습 앱
듀오링고에서 스픽으로 넘어왔다. 영어 회화 앱을 통해 매일 짧게라도 영어 공부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친구의 추천으로 ‘빨모샘의 영어회화 라이브’라는 책도 보고 있고, 어린이 베스트셀러 원서인 ‘Wonder’를 구매해 읽고 있는 중이다.
최대한 영어에 많이 노출되고, 또 영어를 많이 쓸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책을 통한 성장
여러 책을 동시에 읽고 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장인을 읽었고, 지금은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와 다른 개발자들과 함께 프로그래머의 뇌를 읽는 중이다. 코드를 이해하기 힘들 때 왜 그런지 뇌 관점에서 알게 되었고, 매주 다른 회사의 개발자들과 책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것이 동기부여가 된다. 모두 학습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고, 또 자신의 생각을 너무 조리있게 말해서 부러웠다. 또 한 번 내 생각을 잘 정리해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사이드 프로젝트와 네트워킹: WriteBuddy 프로젝트의 시작과 새로운 경험
WriteBuddy 프로젝트의 시작
6월부터 WriteBuddy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원래는 Spring Security, JPA, DB를 더 깊이 공부하고 예전에 만든 게시판 프로젝트에 적용할 계획이었지만, 좀 더 실용적인 서비스를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Kotlin, React와 Claude Code를 활용하여 ‘바이브 코딩’으로 영어 작문 연습 서비스 WriteBuddy를 만들고 있다.
요즘 많이 느끼는 것은 바이브 코딩으로 개인 서비스를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아주 최근에는 Lovable이라는 노코드 툴을 알게 되어 나도 간단히 만들어보았다. 간단하게 서비스를 설명하자면, 메소드 이름을 지을 때 적절한 영어 전치사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하지만 AI가 항상 좋은 코드를 작성하지는 않고, AI가 해결하지 못하는 부분은 결국 인간이 해결해야 하기에 당연히 개발 실력도 부지런히 쌓아야 한다. 무엇이든 잘 알고 시켜야 효과는 배가 되는 법이다.
나는 내가 필요한 것을 만들 때 가장 집중하고 열심히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내가 편리한 서비스를 만들어 다른 사람들도 잘 사용해준다면 만족감이 더 클 것 같다. 앞으로의 프로젝트는 내가 필요한 것부터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크래프톤 정글 멘토링
6월부터 크래프톤 정글의 ‘나만의 무기 프로젝트’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중이며, 멘티 개발자분들의 프로젝트에 어떻게 하면 더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고 있다. 조만간 멘토링을 통해 얻은 경험과 생각을 따로 후기로 남겨볼 예정이다.
회고와 반성: 잘한 점과 아쉬운 점
잘한 점
상반기를 회고해보니 연초 목표했던 것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리고 멘토링과 사내 How-we-work 채널에 참여하며 어떻게 하면 일을 더 잘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도 해보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다양한 경험을 쌓으려 노력하고 있는 점을 스스로 칭찬하고 싶다.
아쉬운 점
알고리즘 학습은 계획만 했을 뿐 전혀 진행하지 못했다. 기본기인 CS 공부도 틈틈이 하면 좋겠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해볼려고 하다보니 우선순위에서 점점 밀려났다.
글또나 러너스하이처럼 퇴근 후 몰입할 수 있는 목표가 없을 때 시간을 그리 잘 보내지 못했다. 이런 시간에 알고리즘 학습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시간을 잘 쪼개고, 알고리즘과 CS을 재미있고 효율적으로 학습하기 위해 AI로 환경을 만들어봐야곘다.
글또가 끝나고 나니 2주에 한 번씩 쓰던 글의 간격이 점점 한 달, 또는 그 이상으로 길어졌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되는 듯하다. 차라리 글또처럼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여해 글을 쓰고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필요하다면 직접 스터디를 모집하거나, 글쓰기와 관련된 토이 프로젝트를 진행해볼까라는 생각도해본다.
끝으로
2025년 상반기는 개발자로서의 시야를 넓힌 소중한 시간이었다. 토스 러너스하이를 통해 비즈니스 관점에서 기술을 바라보는 법을 배웠고, 실무에서는 서비스 안정성을 개선하며 실질적인 가치를 만들어냈다. WriteBuddy 프로젝트와 멘토링 활동을 통해서는 나누고 성장하는 즐거움을 경험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계획했던 알고리즘 학습은 시작도 못했고, 글쓰기 주기도 점점 길어졌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마저도 성장의 과정이라 생각한다.
하반기에는 좀 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 주 3회 이상 알고리즘 문제 풀기 (AI를 활용한 학습법 적극 활용)
- WriteBuddy 서비스 고도화 및 수익 모델 구축
- 격주 기술 블로그 포스팅 (최소 1편)
목표가 너무 많은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들지만, ‘완벽하지 않아도 꾸준히‘라는 마음으로 하나씩 해나가려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즐겁게 개발하며 성장하는 것이다. 커리어 대한 많은 고민이 있지만, 그래도 즐겁게 개발하면서 하반기도 한 걸음씩 나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