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멘토링 도전기: 5주간의 성장 기록

들어가며

개발자 부트캠프 ‘크래프톤 정글’ 커리큘럼의 마지막 단계는 ‘나만의 무기’라 불리는 5주간의 팀 프로젝트이다. 이번 글에서는 최근에 참여한 크래프톤 정글 8기 나만무 프로젝트의 멘토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예상 독자

• 첫 멘토링을 고민 중인 3-5년차 개발자
• 멘토링 경험은 없지만 지식 공유에 관심 있는 분
• 부트캠프 졸업생으로 후배들을 도와주고 싶은 분

이 글에서 다루는 내용

이 글에서는 다음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 멘토링을 준비한 과정 (AI 활용법, 자료 준비 등)
• 멘티들에게 건넸던 주요 조언 (기술적 판단, AI 활용 가이드)
• 멘토링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 (멘토의 역할, 소통 방식)

멘토링을 시작하기 전

멘토링 지원 계기

작년 10월, 정글 졸업생들이 모인 슬랙 채널에 ‘나만무’ 프로젝트 멘토 모집 공고가 올라왔다.

멘토링에 지원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개발자에게 좋은 영향을 주며 함께 성장하는 경험을 해보고 싶었다.

나는 경력 내내 유관부서나 다른 개발자들과 활발히 협업해왔지만, 업무를 직접 가르쳐 줄 후배나 부사수는 없었다. 커리어 내내 선배들의 도움은 많이 받았지만 반대로 후배를 이끌어 줄 기회는 없었다. 함께 성장하는 경험에 대한 갈증이 있었기에, 이번 멘토링은 그 아쉬움을 채울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멘토링 경험이 전무했기에 걱정이 앞섰다. 정글 후배들에게 ‘나만무’는 취업 시장에서 자신을 어필할 가장 큰 무기이다. ‘내가 멘토 역할을 제대로 못해서 프로젝트를 망치면 어떡하지?’, ‘기술적으로 아무 도움이 안 되면 어쩌지?’ 하는 생각에 온갖 걱정이 들었다.

그래도 정글에서 ‘나만무’를 하며 직접 실수하고, 고민하고, 부딪쳤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 경험을 잘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거라 믿고 마침내 지원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반년 넘게 소식이 없어 ‘떨어졌나 보다’ 하고 잊고 지냈는데, 덜컥 멘토링을 진행할 팀을 배정받았다.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멘토링 시작 전

첫 멘토링이라 AI의 도움을 적극적으로 받았다. 주로 아래와 같은 내용에 대해서 질문했다.

• 현재 내 상황에서 어떤 내용을 멘티들에게 전달해야 가장 가치가 있을지
• 멘토로서 해야 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 멘토링 세션 회의록 작성 및 정리 방법

프로젝트 기획과 기술 스택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그래서 첫 미팅에서는 아래와 같은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준비를 했다.

• 자기소개
• 나의 ‘나만무’ 프로젝트에 대한 간단한 회고
• 프로젝트 기획에 대해 궁금한 점
• 앞으로 같이 해야 할 것들

미팅 자료는 옵시디언의 Excalidraw로 준비했다. 시각적 도구가 내 생각을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고, 멘티들도 논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소통이 더 원활할 것이라 생각했다.

---

멘토링 시작

멘토링 진행 현황

• 총 멘토링 횟수: 5회(2025.06.24 ~ 2025.07.26)
• 총 멘토링 시간: 8시간
• 멘티 인원: 5

첫 만남

첫 멘토링 세션

나만무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얼마 전, 정글 캠퍼스에서 주최한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에 참여했었는데, 거기서 이야기를 나눈 두 분이 이번에 나와 매칭된 것이었다. 전체 15팀 중에서 이 팀과 만난 건 정말 신기한 우연이었고, 이미 안면이 있다는 사실이 첫 멘토링의 어색함과 부담감을 크게 덜어주었다.

멘토링 방향성 설정

첫 시간에는 멘토링의 방향성에 대해 같이 고민했다. 멘티분들은 개발에 대한 멘토링을 가장 원하셨고, 프로젝트 완료 후 취업 관련 조언도 함께 다뤄주길 원하셨다.

멘토링은 프로젝트 초기 팀워크 구축부터 후반에는 실무 경험 공유까지, 상황에 맞춰 진행했다.

프로젝트 1~2주차: 팀워크와 MVP 구축

• 프로젝트 개발 진행과 팀워크에 집중하여 멘토링 진행
• MVP를 빠르게 만들고, 부가 기능은 이후 추가하는 것을 강조
• 프로젝트 부담감을 덜어드리는 조언을 건내고, 서로의 작업 현황과 어려움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짐

프로젝트 3~5주차: 기능 개발과 실무 경험 공유

• 직면한 기술적 문제들의 해결 방법 논의
• AI 활용법, 실무 협업 방식, 보안 관리 등 실무 경험 공유
• 서비스 완성도 높이기 위한 사용자 관점에서의 개선점 도출
• 최종 시연을 위한 시간 분배와 임팩트 있는 발표 방법 제시
• 정글 수료 후 네트워킹 방법 등 커리어 전반에 대한 조언

첫 기술적 조언: “가장 심플하게 시작하세요”

💡 소켓/API 서버 분산 논의에서

• 상황: 소켓서버와 API 서버를 나눌지에 대한 고민
• 내 조언: 하나의 서버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초기 MVP 개발 단계에서는 인프라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고, 서버 분리는 필요할 때 해도 충분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성능 문제는 서버 분리 외에도 다양한 해결책이 있으니,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개선 효과를 정리해두면 발표나 면접에서 좋은 어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성과 : 단순한 아키텍처로 시작해서 일정(2주) 내 mvp 개발 완료

AI는 활용 가이드에 대한 조언

• 상황: 실무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궁금해했다
• 경험 공유: 내가 실무에서 사용하는 AI 활용법을 소개했다. Claude, GPT, Gemini, Perplexity를 상황과 목적에 맞게 선택해서 사용한다. 주로 보일러플레이트 작성, 복잡한 코드 분석, 문서화 정리에 활용한다.
• 내 조언 : AI는 보조 수단으로만 사용하라고 강조했다. 처음 Claude Code로 Vibe Coding 때 “이제 공부 안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복잡한 로직을 AI에 맡겼을 때 문제가 발생했다. 요구사항을 일부만 만족하는 그럴싸한 코드를 받아서,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AI 코드를 이해하고 디버깅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 추가 조언 : AI가 항상 좋은 코드를 작성 해주는 것은 아니므로, 어떤 코드가 좋은 코드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즉, 변경이 쉽고, 테스트 가능한 구조에 대한 학습이 필요함을 공유했다. 마지막으로 아는 만큼 AI를 더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핵심 기능 개발을 AI에 완전히 맡기는 것은 피하라고 조언했다.

---

멘토링 개선 포인트

프론트엔드 기술에 대한 멘토링

프론트엔드 담당 멘티들의 기술적 질문에 깊이 있는 답변을 못해준 게 아쉬웠다.

멘티들이 3개의 캔버스(서버 동기화, 오버레이, 색칠용)로 MVP를 구현했는데, 이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 버그나 성능 개선 관련 멘토링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다.

대신 레이어 분리 자체는 유지보수 관점에서 좋은 설계라고 평가했다. 그리고 이 복잡한 구조를 발표나 면접에서 설명할 때는 도식화를 활용해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개선 포인트: 다음 멘토링에서는 주요 기술에 대한 사전 학습을 통한 기술 이해도 향상 필요

개발 기능 및 일정에 대한 멘토링

세 번째 멘토링에서 MVP 개발 진도를 중점적으로 살펴보았다. 예상보다 진도가 덜 나가 있어서, 핵심 기능인 “캔버스 API를 활용한 기술적 챌린지”보다 로그인과 채팅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 멘토링 후 돌이켜보니…

멘토링을 마치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내가 압박을 준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전 멘토링 후 4일밖에 지나지 않았고, 팀 내 기능 우선순위가 있었는데 이를 간과했던 것 같았다. 혹시 어떠한 부담을 주었을까 봐 2시간 동안 내 생각을 정리해서 다시 전달했다.

이런 경험을 겪으면서 상대방의 입장에서 한번 더 생각해보고 말해야겠다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

PM 동료의 조언

사내 PM분에게 이 상황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저라면 A라는 이유와 B라는 근거로 C를 했을 것 같다”처럼 선택지를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멘토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멘토링 방식 개선

이후 멘토링부터는 이 방법을 적극 활용했다. “만약 저라면 소켓 프로토콜을 나누지 않을 것 같아요. 프로토콜을 바꾸는 이유가 명확하지 않고, 투자 대비 기술적 챌린지나 면접에서의 리턴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이런 식으로 의견을 전달하니 멘토링의 부담감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느꼈다.

---

5주간의 멘토링을 되돌아보며

최종 발표회 마지막 순서로 멘티들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7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함께 고민하고 개선했던 흔적들이 곳곳에 보였다. 코드로 직접 기여하지 않았어도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는 뿌듯함이 들었다.

멘티들에게서 동기부여도 받았다. 몇몇 멘티들은 인생에서 가장 몰입한 순간을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니 나도 온전히 프로젝트만 생각하며 개발했던 때가 떠올랐다.

동시에 내 한계도 명확히 느꼈다. 더 많은 학습과 다양한 경험이 있어야 더 좋은 멘토링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새로운 경험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고, 도전하고, 회고하며 성장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아래 멘티분들의 피드백을 통해 멘티 입장에서 깊이 고민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내 멘토링 강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멘토의 역할에 대한 깨달음

멘토링은 대단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해도 괜찮을까?”라는 걱정이 많았다.

이번 정글 나만무 멘토링을 통해 이런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멘토링은 문제에 대한 정답을 제시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도움이 될 만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생각이 바뀌니 자연스럽게 “좋은 기회가 있으면 내 경험을 공유해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끝으로

아래는 내가 멘토링을 시작하기 전에 고민했던 질문들이다. 5주간의 멘토링을 마친 지금, 그때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답변을 적어보았다. 멘토링을 해보고 싶지만 망설이고 계신 분들께 작은 용기가 되었으면 한다.

“내가 과연 도움이 될까?”

• 해보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 부족함을 느끼든 자신감을 얻든, 어느 쪽이든 성장의 밑거름이 된다.

“잘못 알려드리면 어떻하지?”

• 부담 갖지 말자. 틀린 내용은 정정하면 되고, 멘티들도 충분히 판단할 능력이 있다.

“모르는 걸 물어보면 어떡하지?”

• 당연한 일이다. 멘토는 만능이 아니다. 모르면 다음에 찾아서 알려주면 된다.

멘토링으로 느끼는 뿌듯함은 혼자 얻는 성취감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놓치기엔 너무 아깝지 않을까? 아직 멘토링 경험이 없다면, 과감히 도전해보길 추천한다.